소녀의 일기

8살. 오늘 제 8번째 생일이에요! 아빠 엄마가 장난감 자동차를 선물해 주셨어요. 너무 행복해요. 9살. 올해 생일에는 아빠가 저희를 데리고 외식을 갔어요. 동생이 화장실에서 넘어졌어요. 저와 아빠는 옆에서 하하 웃었고, 집에 돌아와서 엄마는 저와 아빠를 웃으며 꾸짖었어요. 10살.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아빠는 생사불명이고, 저는 생일을 보낼 기분이 아니에요. 12살. 올해 생일에는 아빠가 보더콜리 한 마리를 선물해 주셨어요. 가장 똑똑한 강아지라고 해요! 너무 행복해요! 꼬맹이라고 부를 거예요. 13살. 아빠가 저에게 공부를 가르쳐 주셨어요. 아빠는 작가인데, 아빠가 쓴 책은 저에게 보여주지 않아요! 14살. 꼬맹이가 요즘 식욕이 없어요. 아빠는 사료를 바꿔서 그렇다고, 며칠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했어요. 저는 아빠를 너무 존경해요. 뭐든지 다 아세요! 15살. 아빠가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상도 받았어요! 올해 생일에는 아빠가 직접 요리를 해주셨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그런데 요리하는 소리를 들으면 머리가 아파요. 16살. 아빠가 제 머리를 빗겨주시면서 제 얼굴을 만지며 슬프게 말씀하셨어요. 제가 점점 엄마를 닮아간다고요. 아빠가 엄마를 그리워하는 걸 알아요. 아빠가 너무 안쓰러워요. 17살. 책을 다 읽고 나니 마음이 복잡했어요. 동생이 이 책을 저에게 보여준 의미를 알게 되었어요. 미안해 동생아, 아빠를 사랑해! 아빠가 동생이 뜨거운 걸 특히 무서워한다고 말씀하셨던 게 기억나요. 저는 끓는 물로 동생의 몸을 지졌고, 동생의 절망적인 눈빛을 보며 저는 즐겁게 웃었어요.